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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quest/2차

습관은 무섭다 to.졍

심연우 2015. 4. 9. 17:10

뉴트민호







2월이 되자 학생회는 정신없이 바빠졌다. 사회학부의 학생회도 마찬가지였다. 학부 휘하로 여러개의 전공이 있기 때문에 신입생 정원의 수도 다른 학과들보다 훨씬 많았기 때문이었다. 학생회는 저마다 신입생들의 연락처를 나누어 뽑아서 새내기 배움터에 대한 연락을 돌리고 새내기 배움터를 할 장소에 미리 가 답사를 하고, 물품을 사는 등 정신이 없었다.

이번 연도 학회장인 알비가 피곤하다는 듯 손을 올려 뒷목을 주물렀다. 편의점에 다녀온다던 갤리가 봉투 가득 캔커피를 사와 학회실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먹던지. 대충 던지듯 하는 말에 학회실의 대부분이 감사합니다! 를 외치며 한 캔씩 잡았다.


"땡큐."


피곤하던 알비는 물론이고 한쪽에서 늘어져 있던 뉴트도 마찬가지였다. 아 빨리 올해가 지나가버렸으면 좋겠다! 아주 성공적으로! 누군가가 외치는 소리에 모두가 동감을 했다. 아 얼른 이 전쟁같은 학생회 일이 끝나버렸으면.










신입생의 면면을 확인한 뉴트가 학생회를 전부 소집했다. 사실 학생회 뿐만 아니라 새내기 배움터에 참여한 모든 재학생들을 부른 거나 다름 없었다. 부회장인 뉴트의 영향력은 그만큼 대단했다. 뉴트는 상큼하게 웃더니 재학생들을 둘러봤다. 새내기들은 얌전히 지루한 학교소개를 듣고 있을 터였다. 물론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기에 뉴트는 본론부터 말했다.


"이번 새내기로 들어온, 민호."

"민호?"

"걔랑 친하게 지내지도 말고, 그 누구도 가까이 가지 말아요."


상큼하게 보이콧을 선언하는 뉴트의 모습에 재학생들은 하나같이 의아한 표정을 했다. 회장으로서 동석한 알비도 의아한 표정으로 뉴트를 바라보았다. 걔가 왜? 싹싹해 보이던데. 너한테 찍힌 거야? 의아함 가득한 모두의 모습에 뉴트는 느릿하게 웃어보였다.


"걘 내가 가질 거라서."


매력적으로 웃는 그 모습에 재학생 모두가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애초에 뉴트가 새내기 때 일으킨 사건을 아는 사람은 절대 그의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다.








민호는 묘한 느낌을 받았다. 대학부터는 정말 비지니스 관계가 늘어난다고 한다더니 다들 벽을 두고 있는 듯 했다. 아니, 어쩌면 이게 바로 왕따라는 건가? 민호는 생소한 경험에 한숨을 뱉었다. 다른 동기들에게 언제나 친근하게 대해는 척도 제게는 묘하게 거리를 두곤 했다.


"새터 때 내가 뭐 실수하기라도 했나?"


취해서 술자리에서 바로 잠들었다는 것 외엔 별 이야기가 없었는데... 민호는 인상을 찌푸렸다. 동기들도 선배들의 태도 때문인지 언제부터인가 슬금슬금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어느새 민호는 학부 내에서 아웃사이더가 되어 있었다.


"민호, 무슨 일 있어? 표정이 왜 그래?"

"아, 뉴트 선배. 별 거 아니에요."


단 하나, 학생부회장인 뉴트를 빼고는. 민호는 그나마 부회장인 뉴트가 제게 친절하게 대해주는 것을 위안으로 삼았다. 부회장인 뉴트가 학교나 성적 가지고 상담할 때마다 친절하게 알려주었고 학부 행사가 있을 때마다 잊지 않고 챙겨주었다. 동아리도 들어갈 가 했는데 가고 싶은 곳은 이미 모집이 끝났다고 해서 결국 동아리도 들어가지 못했다. 그렇지만 뉴트가 챙겨준 덕에 민호는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불편함을 느끼는 부분이라면... 역시 조별과제 정도? 그러나 조별과제는 누구나 힘들어 한다며 위로해준 뉴트의 말에 민호는 고개를 끄덕이고 넘겼다. 인간 관계는 원래 어려워. 민호는 그렇게 이해하고 넘겼다. 제가 알지 못하는 와중에 큰 실수를 했을 수도 있을 터였다.  


"그러고 보니 토마스가 요즘 안 보이던데..."


민호는 동기 중에 유난히 친하게 지냈던 토마스가 요즘 보이지 않는 것을 떠올리고 중얼거렸다. 그 말에 뉴트가 매끄럽게 미소를 지어 보이며 되물었다. 누구? 토마스요, 나랑 친하던. 민호의 말에 뉴트가 눈을 살짝 가늘게 떴다. 생각을 할 때 그런 표정을 짓는다는 것을 안 민호는 그냥 눈을 깜빡이며 뉴트를 바라보았다. 부회장이니까 토마스의 사정에 대해서도 알겠지.


"아ㅡ 그 토마스? 저번에 사고가 좀 크게 나서 입원했다고 하던데? 지금은 부모님 댁 있는 곳 근처 병원으로 옮겼다던가?"

"사고요?"


몰랐어. 친하게 지냈다고 생각했는데 그 친한 동기가 큰 사고가 났다는 사실조차 몰랐다는 사실에 민호가 멍하니 걸음을 멈췄다. 그 옆에서 걷고 있던 뉴트가 돌아보았다. 멍한 민호의 표정에 그가 적지 않게 충격을 받았다는 것을 알고 뉴트가 다가와 등을 토닥여주었다.


"나는... 난, 나름 친했는데... 몰랐어요."


모를 수밖에. 뉴트는 속내가 입 밖으로 나오려는 걸 삼키며 착한 표정으로 그의 등을 쓸어주고 손으로 민호의 눈 위를 덮어주었다. 괜찮아, 민호. 그럴수도 있지. 소식이 느린 건 잘못이 아니야. 뉴트의 나긋한 목소리와 위로의 말들에 민호는 눈을 감은 채 느릿하게 심호흡을 했다. 민호가 진정하는 걸 본 뉴트가 민호의 얼굴에서 손을 치웠다.


"...선배가 옆에 있어서 다행이에요."

"나야 말로, 네가 내 옆에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제가요?"

"응."


뉴트가 의뭉스레 웃자 민호는 의아한 표정을 하고 뉴트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뉴트가 저렇게 웃을 때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는 걸 몇 번의 경험으로 알게 된 민호는 어깨를 으쓱이고 넘어갔다.

아무것도 묻지 않고 넘어가는 민호를 보며 뉴트는 다시 화사하게 웃었다. 아마 민호는 그새 옆에 있는 뉴트가 그의 습관이 되어버린 걸 모를 터였다. 눈치없이 그와 친하게 지낸 토마스가 당한 사고도 사실은 뉴트가 주도한 짓이라는 것도 끝까지 모를 터였다. 은근히 둔한 민호가 뉴트는 고마웠다. 새내기를 안 받는 동아리가 있을 리가 있나. 동아리 연합에 미리 조치를 취한 것도 뉴트였다. 새내기들을 하나둘씩 불러 민호 곁에서 떨어트린 것도 뉴트였고, 사고를 당한 토마스를 민호가 찾아가지 못하게 저 멀리 병원으로 이송시킨 것도 뉴트가 뒤에서 손을 쓴 일이었다.


"학식 뭐 먹을래?"

"아... 학식... 그냥 밖에 나가서 먹으면 안 돼요?"

"네가 원한다면, 당연히 나가서 먹어야지."


민호의 툴툴 대는 소리에 뉴트가 그의 어깨에 어깨동무를 하며 캠퍼스 밖으로 이끌었다.







습관은 무섭다

to.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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