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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오이카와와 매니저 스가와라 이야기 2

to.툰드라

글.사사

@mazeinsasa







"여기, 내일 촬영할 부분의 대본. 확인해 봐."


스가가 오이카와에게 대본을 건네주었다. 오이카와는 고맙다며 버릇처럼 싱긋 웃고는 슬렁슬렁 대본을 넘기기 시작했다.


"어라?"


그러다가 오이카와가 손을 멈추고 스가를 돌아보았다. 소파에서 수첩을 꺼내어 들고 스케줄을 확인하고 있던 스가가 무슨 일이냐는 듯 오이카와를 돌아보았다.


"이번 작품에 키스씬 있었어?!"

"응. 있다고 했었잖아."

"오이카와상은 몰랐는데?"

"너 지금 그거... 내 말 제대로 안 듣고 흘렸다고 자백하는 거야?"


오이카와의 말에 스가가 해사하게 웃으며 말하자 오이카와는 당황스러움을 미소 아래로 감추고 눈동자를 굴렸다. 아니, 그게 말이야..


"스... 스가... 그게..."


오이카와상은 스가 보는 데 정신 팔려 있었다고는 말할 수 없어! 오이카와는 속으로 재차 다짐했다. 이 민망한 사실을 스스로 발설하는 일은 절대 없을 거였다. 그러나 작품에 대해 오목조목 설명하는 스가의 목소리와 제스처, 진지한 표정과.... 입술.

넋을 놓을 수밖에 없잖아.. 다시 떠올린 그 모습에 오이카와가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 한창 변명을 하려던 와중에 멍한 표정을 다시 짓는 오이카와의 모습에 스가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됐고, 얼른 대본 연습이나 해."


키스씬 촬영 얼마 안 남았어. 있는지 지금 알았으면 연습 하나도 안 한 거, 맞지? 이어지는 스가의 말에 오이카와는 찔린다는 듯 잠시 경직되었다가 어색하게 하하하 웃어보였다. 할거야, 연습. 해야지 연습.

중얼거리며 오이카와는 테이블 위에 있는 대본을 제대로 들고 슬렁슬렁 넘기기 시작했다. 이내 연습해야 할 부분을 찾은 오이카와는 중얼거리며 대사를 외우기 시작했다. 그런 오이카와의 모습을 잠시 지켜본 스가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향했다. 연습하는 동안 목을 많이 쓰기 때문에 중간중간 마셔줄 음료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오이카와가 대사를 외울 때 음료를 준비해주고 가끔은 파트너 역할을 하면서 맞춰주는 것은 스가의 몫이었다. 스가는 제 집처럼 익숙한 주방에서 이리저리 움직여 최근에 목에 좋다고 해서 구해온 생강과 유자를 함께 섞어 만든 차를 꺼냈다. 물을 끓이고 머그컵에 청을 적당히 덜어낸 스가는 거실 쪽을 쳐다보았다. 오이카와는 착실하게 대사를 외우고 지문대로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오이카와가 제대로 외우고 있는 것을 확인한 스가는 청을 덜어 놨던 머그컵에 끓인 물과 찬물을 적당히 섞어 미지근하게 우려냈다. 적당히 우려난 걸 확인한 스가는 컵을 들고 거실로 나가 테이블 위에 올려놨다.


"잘 외워져?"

"대사는 별로 없는데, 지문이 좀 걱정이야."


직접 움직여봐야 하는 거니까. 덧붙이는 말에 스가는 연습상대가 되어달라는 뉘앙스를 느꼈다. 어차피 상대역을 해주는 건 매니저로서 당연한 일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스가는 오이카와가 들고 있던 대본을 빼앗아 들었다.


"해줄게, 얼마나 외웠는지 보자."


연습하는 부분의 처음으로 대본을 다시 넘긴 스가는 내용을 살폈다. 당최 드라마작가가 뭘 이야기 하고 싶은 건진 모르겠지만 언제나 뒤가 궁금한 잘라먹기 신공과 배우들의 빵빵한 연기력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였다. 막장 드라마라는 이야기도 있긴 하지만 오이카와가 들어갔는데 망할리가 없지. 스가는 절대로 오이카와에게 하지 않을 칭찬을 생각하며 눈짓을 했다.

스가의 신호를 알아챈 오이카와가 눈을 감고 심호흡을 했다. 감정조절을 하기 위한 오이카와의 습관이었다. 잘부탁한다는 듯 씩- 웃은 오이카와의 눈빛이 변했다.


"하루코."

"응."


나지막하게 이름을 부르는 것에 스가가 오이카와를 쳐다보았다. 오이카와는 성큼 스가에게 다가가 말을 이었다.


"다른 남자랑 말도 잘 하고, 귀엽다는 자각도 없이 여기저기서 귀여운 행동을 하고 다니니 내가 너무 힘들다."

"..."

"그러니, 네가 나의 연인이라는 걸 한순간도 잊지 못하게 해줄게."


오이카와는 하루코, 의 역할을 하고 있는 스가의 눈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손을 내밀어 그의 왼손을 잡았다. 스가의 왼손을 잡아 올리면서 고개를 살짝 숙여 그의 왼손 약지에 살짝 입맞추고 주머니에서 반지를 꺼내 조심스럽게 끼ㅡ우는 시늉을 했다.


"네가 내 사람이라는 걸 다른 사람들도 알 수 있도록."

"...요시다 씨.."

"사랑해, 하루코."


애정을 듬뿍 담은 목소리로 눈을 맞추며 사랑을 고백한 오이카와는 팔을 뻗어 스가를 끌어안았다. 스가는 대본대로 오이카와의 등을 감싸 안았다.


"절대, 다른 사람에게 눈 돌리면 안 돼. 알았지?"

"내가.. 요시다 씨가 아닌 다른 사람 누구를 사랑하겠어요. 나에겐 요시다 씨밖에 없어요."

"하루코.."


스가가 나쁘지 않게 읊어준 하루코의 대사에 오이카와는 나지막하게 이름을 읊조리며 천천히 스가와 시선을 맞췄다. 얼굴을 자세히 살피듯 눈동자를 천천히 움직이다가 시선을 내려 입술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얼굴을 가까이 해 입술을 맞댔다. 

스가는 가까이 다가오는 오이카와의 얼굴을 보며 쓸데없이 잘생겼다고 생각했다. 곧은 이목구비가 참으로 매력적이라고 생각할 때 입술이 맞대어졌고, 스가는 가만히 있었다. 오이카와는 눈을 살며시 감은 채 입술을 벌려 스가의 입술을 머금었다. 그리고


"야."

".....어?"

"왜 이렇게 키스를 못해."


스가에게 구박을 받았다. 스가는 어설픈 그 솜씨에 깬다는 표정을 하고서 고개를 살짝 뒤로 뺐다. 오이카와는 당황한 표정으로 스가를 바라보았다. 그 멍청한 표정에 스가는 속으로 귀엽다는 생각을 하며 손으로 오이카와의 입술을 찰싹 때렸다.


"하루코가 아니라서 대충하는 거야?"

"...그거 아닌데."

"연습도 실전처럼, 잊었어?"


물론 하는 척을 해야지 진짜로 혀 넣어서 키스하면 가만 안 둘 거지만. 스가는 속내를 삼키며 오이카와의 등을 감싸고 있던 제 팔을 조금 더 높여 오이카와의 뒷목을 가만히 쓰다듬었다.


"키스는 이렇게 해야지."


그대로 뒷목을 힘주어 눌러 오이카와가 제게 고개를 숙이게 한 스가가 입술을 벌려 오이카와의 입술을 삼켰다. 

















+

아아 스킨십은 너무 어려운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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